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한국, 2010





  올해 본 영화 중에 단연코 최고의 영화였다.

  그 이유는 배우 최민식의 연기때문이다. 내가 여태 본 어떤 영화나 드라마, 영상물에서도 보지 못했던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끊긴 여자를 꾀내려 할 때 '아이구 버스 끊기셨나보네. 타세요~' 할 때 그 느낌은 정말 최고였다. 살인자, 사이코패스의 광기를 숨기고 맘씨좋은 중년 아저씨인척 자연스레 연기하는 부분, 그리고 살인을 시작하기전 쇠파이프를 꺼내놓으며 '뭘봐? 이거 첨보냐? 첨보냐고' 하며 180도 뒤바뀌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였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배우 최민식의 연기가 너무도 뛰어났기에 상대적으로 밋밋했다. 그리고 펜션주인이자 최민식 친구로 나오는 배우의 연기는 너무 어색했다. 억지로 광기를 드러내며 사이코패스인척 하는? 그런 연기가 너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고 영화를 보면서 몰입감을 떨어뜨린 장면이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그냥 한 미친, 살인과 강간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에 의해 약혼녀를 잃은 남자 주인공(이병헌)이 그 악마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전의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최고 수준의 리얼리티와 잔인함을 듬뿍 담은 폭력씬이 아주 충격적이면서도 인상 깊었다. 주변에 있는 지형지물을 이용해 자연스레 살인의 도구로 이용하는 장경철(최민식)을 보고 있자니 정말 저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가장 리얼리티 있었던 살해 장면은 택시기사와 뒷자리에 합승한 승객을 살해하는 장면이였는데 이정도의 잔인함은 쏘우나 다른 기타 고어물에서도 볼 수 없었다. 가장 현실적이고 리얼리티 있는 장면이 비현실적이며 과장된 것보다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단, 결말이 상당 부분 아쉬웠다. 단순히 단두대로 목을 내리치는 것만으로는 장경철이 김수현(이병헌)에게 주었던 고통을 다 갚아 줄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결말은 다음과 같다.


  장경철에게 석유를 적신 솜옷을 입혀놓는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문이 열리면 칼날이 떨어지듯이 점화가 되는 장치를 해놓는다. 가족들이 문을 염과 동시에 장경철에 온 몸에 불이 붙게 된다. 한가지 더 장치해두어야 할 것이 있는데 가솔린이 담긴 양동이를 물양동이처럼 옆에 가지런히 배치해둔다. 가족들은 불을 끄고자 양동이를 들이 붓게 될 것이고, 결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처참하다.

  나까지 사이코패스가 된 느낌이지만, 적어도 이정도는 해줘야 장경철에 대한 김수현의 복수가 통쾌하게 이루어졌으며 내가 본 어떤 영상물 중에서도 가장 폭력적이고 잔인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해줄 것이다.

  고어물을 즐기는 편은 아니나 엄청난 리얼리티를 보여준 이 영화가 한동안 내 머릿 속에 깊이 남아있을 것 같다.


참신성 ★

개연성 

연기력 

영상미 

재   미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최고의 악역연기, 최상의 현실감, 명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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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싱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