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북팔, 2017

  책이 나온 지는 꽤 됐지만 읽어보진 못 했다. 그러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한 번 그의 생애를 알고 싶단 생각에 예약까지 해가며 읽어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술술 읽혔고 내용도 재밌었다. 초반에는 그의 부모가 흥남철수를 통해 피난을 오게 된 이야기부터 그의 유년시절, 대학교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중반부에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과 인권변호사 시절 여러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중후반에는 참여정부시절 각종 정부 정책에 대해 그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의 입장에서 정책의 내용과 도출된 과정 등을 설명한다. 그 시절 고등학생이였던 나는 정책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사실 정책과 관련된 여러 논란들이 와닿지 않았다. 후반부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참여정부에 대한 반성과 그를 통해 해나가야 할 과제를 암시하며 끝이 난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무언가 가슴이 찡한 부분들이 있었다. 이렇게 보다 나은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얼마나 사회에 기여하며 살고 있는가? 란 반성을 하게 됐다. 원하던 공공부문에 종사하게 되었지만 실상은 공익을 위한 희생과 사명감보다는 나 자신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중간중간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공익을 위해 헌신했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댔다.


  책 전반부에 걸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서술되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 노무현대통령 시절 나는 고등학생이였고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소리만 듣고 대통령이 별로 잘 못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그의 삶과 정신, 그가 추진했던 정책의 도입배경이나 의지 등을 알게 될수록 그가 얼마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란걸 깨닫는다. 판사를 했던 사람으로, 변호사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얼마든지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그는 모든걸 내던지고 민주사회 구축을 위해 힘썼다. 그런 대통령이 임기내내 보수언론들의 음해공작에 시달렸고, 대통령직을 마무리한 뒤에도 이명박근혜와 같은 자기 자신의 안위와 영달에만 관심을 가진 절대 사회지도층이 되서는 안됐어야 할 세력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다. 한편 쓰레기 일베충들은 지금까지도 노짱이니 운지했다는 등의 모독을 해다니, 천인이 공노할 일이다.

 

  책의 말미에 이런 문구가 있다.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며 남긴 말이다. 이것이 범인과 의인을 나누는 것 같아 가슴이 철렁하다. 지금의 나는 어느 정도 사회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적당히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두고두고 고민해야할 화두가 생긴 것 같다.

 

  끝을 맺자면 문재인대통령의 유년기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후의 삶, 참여정부에 대한 기억과 반성 등을 통해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지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책이였다. 지금 정국은 북핵문제와 여러 가지 사회 개혁(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 탈핵 등)으로 시끄럽다. 벌써부터 문슬람, 달빛기사단, 문재앙 같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들이 내뱉는 말이 날카롭다. 그렇지만 그가 살아온 삶을 반추하고 내놓는 정책에 대해 제대로 도입취지를 파악한다면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촛불혁명을 통해 503 박근혜로부터 되찾아온 민주주의와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그리고 온갖 적폐 쓰레기 언론과 수구 보수세력, 기타 사회 전반적으로 비판보다는 비난을 받으며 순탄치 않았던 참여정부시절이 되풀이 되지 않게, 깨어있는 국민으로서 힘을 보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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