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한국, 2012

  최민식, 하정우에다가 윤종빈... 완전 내 스타일인 영화다.

  거기에 더해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곽도원, 김혜은 등 다들 한 연기씩 하는 매력있는 조연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화의 스토리는 마치 삼국지와 같다. 어찌보면 별다른 내용없이 조폭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 같지만 조금더 관심을 가지고 보면 최민식을 주인공으로 하여 한 남자의 인생을 풀어냈다. 뇌물수수나 조금씩 하던 말단 세관공무원이 조직과 인연을 맺으면서 영화는 흘러간다. 그 속에서 남자들간의 의리와 배반, 인생의 흥망성쇠 등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걸쭉한 인생전골이 완성된다.

 

  세부적인 스토리는 생략하고 윤종빈, 하정우, 최민식 등 감독과 주연배우, 그리고 조연배우 등 사람을 중점으로 써보고 싶다.

 

  윤종빈 감독은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데뷔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며 어찌 저리도 군대를 생생하게 그려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더 놀라웠던건 극 중 허 이병이 윤종빈 감독이였다는게 정말 놀라웠다.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중앙대 연극영화를 나와 탄탄대로를 걷는 엘리트감독이란 수식어와는 너무나도 상반된 외모였다. 그렇지만 그 후로 비스티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등 하정우와의 걸출한 합작품을 여러 편 찍어내며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이라 한다. 아마 내년에 '군도'라는 영화가 개봉할 것 같은데 이건 단연코 예매 1순위다. 그의 영화에는 현실이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디테일한 설정으로 인해 이건 영화라며 영화와 현실을 구분짓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범죄와의 전쟁은 그런 디테일이 가장 빛을 발한 영화로써 그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였음을 증명한다.

  

  내가 하정우란 배우를 가장 인상깊게 본 건 '황해'다. 솔직히 범죄와의 전쟁에서 그는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상 깊지도 않았다. 김용건이라는 원로배우의 아들인 하정우는 그의 아버지덕을 피하기 위해 성까지 바꾸어 활동한다. 추격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황해,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는 먹는 연기의 대가로도 유명한데 참 맛있게 먹는다. 그가 황해에서 후루룩대며 컵라면을 먹는 모습과 핫바를 먹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편의점에 가고 싶게 만든다ㅋㅋㅋ 연기도 좋고 윤종빈이라는 명감독과 계속해서 합작품을 내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기대된다.

  배우 최민식은 정말이지 연기를 업으로하는 영화배우 같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소름돋는 사이코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이번 범죄와의 전쟁은 최민식의 연기가 극에 달했다고 느껴진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찌질하지만 자존심하나는 센 한국남자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 냈다. 앞으로도 완성도 높은 연기 보여주시길 기대한다.

  이밖에도 명품 조연들이 상당히 많이 출연한 영화다. 김성균의 단발머리 패션과 그 조폭스러운 행동과 말투는 상당한 화제였다. 마담역으로 출연한 김혜은 또한 정말이지 제대로 맛을 살려냈다. 곽도원도 정의감에 불타면서도 뭔가 세상과 타협한 검사 캐릭터를 잘 그려냈고 '니 나 건들지 마라 내 운동했다 아이가'라며 시종일관 센 척만 하는 마동석 또한 한 줄로 소개하기엔 부족할 만큼 명연기를 펼쳤다. 무휼로 유명한 조진웅도 좋았다. 요새 다작을 하시는 것 같은데 조금은 숨을 가다듬고 하나하나 집중하여 명연기를 펼치셨으면 좋겠다. 용의자X에서 괜찮았지만 뭔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우우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그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사실을~ 등 이 영화는 정말 80년대 후반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이후로 그 시대를 풍미했단 사람들의 군상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눈에 보이는 감동과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보다 한층더 복잡하고 깊은 내공이 담겨진 영화였다.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을 하루 빨리 보고 싶다.

참신성 ★★★★

개연성 ★★★★

연기력 ★★★★★

영상미 ★★★

재   미 ★★★★★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재미도 있고, 여운도 있는 깡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