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반점/ 김의석/ 한국, 1999

  한국 영화치고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느낌의 영화는 별로 못봤는데 이 영화가 그렇다.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신구 선생이 일궈온 북경반점이란 중화요리집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다. 김석훈은 아버지와 신구 선생의 인연으로 북경반점에 온다. 그는 아버지와 신구선생이 했던 약속을 대신 지키기 위해 왔지만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을 생각은 없다. 한편 신구선생은 전통을 중요시하며 기본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인물이다. 반면 조리장 명계남은 신구선생 몰래 각종 조미료를 짜장에 첨가하며 자신 나름대로 변화하는 입맛에 맞춰 살아 간다. 언제나 원칙을 중요시하던 그에게 명계남이 자신 몰래 화학조미료를 넣어왔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주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는 뇌질환으로 쓰러진다. 주인 신구가 몸져눕게 되며 한때나마 번영했던 북경반점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고 명계남은 다른 라이벌 중국집에 취업하고 다른 종업원들도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하지만 김석훈은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씩 기본을 배워가며 북경반점을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된다는 이야기다.

  중국집이라느 흔한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소박하지만 분명 의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다. 말도 안되는 대성공이나 천우신조의 도움없이 하나하나씩 기본을 배워나가며 다시 북경반점을 일으키는 김석훈의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가면서도 귀감이 된다. 인생의 성공이란 김석훈처럼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지 대박만을 기대하며 사는 자에겐 천에 하나 꼴로 주어지니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짜장면이 너무도 당겨서 먹고 왔는데 역시 짜장면은 느끼하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짜장면을 왜이리 좋아할까? 난 도저히 느끼해서 채 한그릇을 비우기도 버거운데 말이다. 끝을 맺자면 한 그릇의 짜장면처럼 일상적이고 소박하지만 맛있는(대다수에게) 영화였다.

참신성 ★★★★

개연성 ★★★★

연기력 ★★★★

영상미 ★★★

재   미 ★★★★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소박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요리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