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씨의 차벽에 대한 페이스북글에 대해서



  이준석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최근 광화문시위에서 경찰이 차벽을 치고 물대포를 쏘는 것에 대해 시민들 중 차벽은 불법행위이며 경찰이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그 차벽이 생긴 것은 노무현 정권이다. 따라서 차벽을 비판하는 시민들은 그 차벽이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된 것인줄도 모르고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며 새누리당과 박근혜정권에 대한 불만에 가득차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이준석씨의 주장이 나름대로 논리를 가지고 있다. 분명 차벽은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된 것이니까.


  하지만 역시 이준석씨 주장은 크나큰 오류를 지니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해 반박해보겠다.


  가장 큰 오류는 차벽이 생겨난 원인을 간과한 것이다.

  예전부터 금속노조나 일부 과격한 농민집단의 시위는 상당히 폭력적인 시위였다. 이로 인해 상당수 전경이 부상당하고 심지어 실명까지 당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폭력 시위에 대해 노무현 정권시절 경찰은 차벽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불법 폭력시위를 막았던 것이다. 법리상으로 차벽이란 것이 불법이라 알고 있지만 상대의 불법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의 방어적 수단이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단순히 차벽을 불법이라 비난만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논란이 되는 차벽은 세월호 시위나 국정교과서 철폐시위 등 비폭력시위에 사용되고 있다. 나는 현재 세월호 시위나 국정교과서 철폐시위가 가스통과 화염병이 날라다니고 죽창과 쇠파이프로 전경을 뚜드려 패는 시위라면 전적으로 차벽과 그 이상의 물대포와 같은 강력한 저지 수단을 지지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비폭력시위에 어제 경찰이 행한 차벽과 물대포는 분명 경찰의 과잉진압이라 볼 수 있다. 이렇듯 이준석씨의 주장은 차벽이 생겨나던 시절 시위의 형태는 싸그리 무시하고 단지 차벽이라는 공통성만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 잘못된 근거에서 비롯되었다.


  아시다시피 이준석씨는 세계 최고 명문대학교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다.

  분명 그런 사람이 이러한 간단한 논리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해 저런 주장을 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저런 주장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준석씨는 기본적으로 대중과 자신을 분리하여 자신이 더 똑똑한 존재이며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가진 지식인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대중을 훈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때 차벽에 대해 불법을 주장하는 대중을 보니까 차벽은 노무현 정권시절에 생긴 것이다라는 대중에게 한 방 강력히 먹일 수 있는게 떠올라서 그 차벽이 왜 생긴 것이며 현재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지 못하고 이러한 주장을 펼치게 된 것 같다.


  이준석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똑똑한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일개 개인의 지식 수준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와 학자로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사람도 본인의 전공분야에 관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본인의 전공이 아닌 사회 여러 면에는 저명한 학자도 모르는 부분이 분명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 사회에 내 목소리를 내면 안되는 것이냐? 또 저렴하게 반박하지 마십시오. 제가 지적하는건 당신의 태도입니다. 마치 자신이 대중을 계몽시키는 선구자라도 된 듯한 당신의 잘못된 태도와 간단한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본인의 입맛에 맞게 필요한 부분만 가져다가 궤변을 늘어놓는 당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 단지 지식인에 대한 열등감폭발에서 나온게 아닙니다. 본인이 인지하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닙니다. 꼰대가 되지 마십시오.


더보기

댓글,

슬래싱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