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변혁/ 한국, 2004




  개인적으로는 작품성이 있는 영화로 느껴졌다. 평점도 꽤 높을 줄 알았는데 네이버 평점 5.84점정도로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해 놀랐다.

  성현아의 불륜 치정살인을 둘러싸고 수사과정에서 한석규와 아내 엄지원, 내연녀 이은주가 겪는 불륜극이 병렬구조로 나란히 이어진다. 성현아의 치정살인은 다소 억지스러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왜 남편과의 사이에서 애가 생기면 낙태를 했는지 원인도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고 단순히 부부간의 염증을 느끼던 성현아가 습격을 받아 쓰러진 남편을 조각상으로 내리치는 것 또한 이해하기 힘들었다. 영화에서 주로 다루고 싶은 한석규의 이중 생활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용한 이야기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 하다.

  영화의 본 이야기는 지고지순한 아내와 매력적이고 요염한 내연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이중 생활을 즐기는 한석규에 대해서이다. 그는 경찰대를 나와 강력계 형사를 하고 있는 나름 사회에서 자리를 굳혀가는 계급을 대표한다. 아내와의 관계에서 딱히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나 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열망하는 인간의 욕구 본능으로 이은주와 내연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던 중 이은주가 임신을 하게 되며 심리상의 변화를 겪게 되고 퍼스트가 아닌 세컨드, 합법이 아닌 불법, 아내가 아닌 내연녀의 삶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 극 중 이은주와 엄지원은 친구 관계로 나오는데 엄지원은 이미 한석규와 이은주의 관계를 눈치채고 있다. 결국 이은주에게 한석규와 그만 만나달라고 부탁하지만 이은주는 거부하고 한석규를 찾아간다. 성현아의 치정살인극을 해결한 한석규는 승진의 기쁨을 이은주와 누리게 되고 둘은 한적한 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난다. 트렁크에서 밀애를 나누던 중 이은주는 즉흥적으로 트렁크를 닫게 되는데 이로 인해 둘은 트렁크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다소 황당한 설정이나 이 황당한 설정은 둘의 숨겨진 감정을 표출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한석규와 함께라면 같이 죽어도 좋다는 이은주와 아직 자신의 사회적인 지위와 엄지원을 포기할 수 없는 한석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구조되지 못하고 지쳐가는 둘이였다. 그러던 중 이은주는 하혈을 하게 되고 아기를 잃은 것에, 끝끝내 한석규의 사랑을 얻지 못한 것에 격분하여 한석규의 권총으로 자살하고 한석규는 구조대에 의해 구출된다. 구조된 한석규는 자신의 모든 삶이 엉망이 이 된 것과 이은주에 대한 죄책감으로 저수지에 뛰어들며 자살하려 하지만 동료들의 제지에 의해 울부짖는다. 이은주는 갇혀있는 동안 엄지원과 자신이 동성애를 나눈 사실을 이야기하는데 치정의 관계를 복잡하게 하려는 것 같지만 엉뚱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한석규는 성현아에게 찾아가 정명식(성현아의 내연남)을 사랑했냐고 묻고 성현아는 한석규에서 '사랑했으면 괜찮은 건가요?'라며 되묻는다. 이 반문은 한석규가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대표하는 것이다. 한석규는 이은주의 집에 돌아가 오르골소리와 함께 흐느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관객에게 사랑에 대해 묻는 영화였다. 합법인 사랑, 불법인 사랑, 이성간의 사랑, 동성간의 사랑 등 이 중에서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 당신은 무슨 사랑을 하고 있는가? 무슨 사랑을 하고 싶은가?

  내가 받아들인 영화가 던지는 해답은 이 모든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은주와 한석규의 사랑, 한석규와 엄지원의 사랑, 엄지원과 이은주의 사랑, 그외 다른 사랑... 모두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지만 사회적인 판단 기준으로 인해 불법과 합법이 나뉘어지고 옳음과 그름이 나뉘어지는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여러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 중에서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참신성 ★

개연성 

연기력 

영상미 

재   미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여운이 남는 영화, 개인적으론 수작이라 생각한다.



더보기

댓글,

슬래싱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