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 다미엔 차젤레/ 미국, 2015







작년 한 해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이며 내 인생의 영화에도 3손가락 안에 든다.


위플래쉬 영화는 현대 사회의 교육과 경쟁이란 걸쭉한 주제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모든 면에서 완벽을 추구하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람은 성장한다고 믿는 테런스 플레쳐

최고가 되고 싶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앤드류 네이먼

그리고 좀 더 인격적인 대우와 모두가 가치를 인정받길 원하는 네이먼 가족과 학교 관계자들


앤드류 네이먼은 한국 사회의 학생 및 취준생, 직장인 등 모든 집단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존재이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 열을 올리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직장을 얻기 위해 가슴을 졸이고, 직장에서는 남에게 인정받고 연봉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 우리 주위에 깔리고 깔렸다.


나 역시도 이를 벗어나지 않았고 처음 위플래쉬를 보고 느낀 점은

나도 앤드류 네이먼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였다.


그런데 위플래쉬에 대한 리뷰를 읽던 중 감독의 의도는 달랐으며 미국에서는 교육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 영화가 위플래쉬란 말에 당황스러웠다.

감독이 예견한 앤드류 네이먼의 미래는 30대쯤에 마약에 쩔어 살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란다.

감독의 말과 다른 리뷰를 듣고 다시 위플래쉬를 감상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모습이 보였다.


남들보다 뛰어나고자 하는 자는 결국 자기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게 되고

인정과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과 집착으로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앤드류 네이먼은 자신에게 밀려난 드럼 연주자를 쓰레기라고 무시하고, 그다지 공부를 잘 하지도 못하고 큰 야망도 없는 여자친구도 무시한다. 집에서는 지방대학에 다니는 사촌들을 무시하고, 지역리그 우승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이런 앤드류 네이먼은 한국 사회에서도 참 많다.

인서울 대학교를 또다시 줄을 세워서 최상위권/상위권/중위권/중하위권/하위권으로 나누고

공무원 급수에 따라 고시생이 7급준비생을 무시하고, 7급준비생은 9급준비생을 무시한다.

공기업도 메이저 공기업/금융권 공기업/마이너 공기업/ 공사, 공단 등 급수를 나누어 평가한다.



서울대 공대에 다니는 사람은 지방대 의대생을 부러워하고 지방대 의대생은 또다시 인서울 의대생을 부러워하며 인서울 의대생은 서울대의대생을 부러워 한다.

어디서나 인정받는 서울대 의대생은 한 해 100명가량으로 알고 있으며 그렇다면 전국의 수많은 이과고등학생 중에 만족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단 100명이 되버리는 것이다.

웃긴건 그 서울대 의대 내에서도 교수가 된 사람, 더 좋은 의료기관으로 인턴/레지던트를 하는 사람 등으로 계급이 갈릴 것이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을 배제할 수가 없다.

따라서 경쟁은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이다. 단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주의사회는 지양하자는 소리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노력을 하되 어느정도 선에서 만족을 하고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너무 듣기 좋은 소리이고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같긴 하다.


나 역시도 일반 직장인들보다 안정적인 공기업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남들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번 주제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래도 위플래쉬를 보며 느낀 점은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정도 선에서는 만족도 할 줄 알아야하며

주위 사람을 두루두루 살피고 또 그들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였다.



노오오오력과 헬조선, 한국사회의 자본고착화 등에 대해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볼만한 영화이다.

물론 보아도 명쾌한 답을 주진 않지만 그래도 앤드류와 플레쳐의 삶을 통해 한번쯤 되돌아볼 기회는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신성 ★

개연성 

연기력 

영상미 

재   미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영화 자체도 재밌고 깨닫는 바도 깊었던 명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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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싱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