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정규직 문제화로 내면적으로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아 골라든 책이다.
저자는 사회학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아닌 코레일 여승무원들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한 대학생들의 시각에 흥미를 느껴 그들이 왜 차별에 찬성하는지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우연찮게도? 혹은 필연적으로 젊은 세대의 시선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똑같이 문재인정부에 들어와서 비정규직 전환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에 눈길이 갔다.
현재 20대 30대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한국인을 지배하고 있는 시각은 학벌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다.
그사람이 가진 학벌은 그사람의 인생에 대한 노력을 나타내며 학벌에 의해 좋은 직업을 갖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층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이다.
미시적인 시각으로 보았을때 틀린 말은 아니다.
사회와 학문에 뜻을 두고 노력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높은 학벌을 갖고 전문지식 및 업무능력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살펴본다면 학벌은 개인의 노력보다 사회적인 요인으로 인해 결정되는 부분도 크다.
이미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자녀의 대학진학 수준이 정비례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며
지역별로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사교육수준이 높은 강남이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으로 명문대를 보내는 지역이 되버렸다.
즉, 학벌주의사회에서 첫번째 문제점은 우리가 순전히 개인의 노력이라고만 생각하는 학벌이 생각보다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분명 노력도 들어간 학벌에 대해 차이를 두는 것은 합리적이나 현재 우리 사회의 학벌로 인한 차이가 정상의 범주에 있는가 여부다.
'승자독식사회' the winner takes it all 등, 경쟁에서 승리한 자는 모든 것을 얻고, 패배한 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일례로 어떤 시험관문을 0.1점차이로 넘은 사람과, 0.1점차이로 넘지 못한 사람은 과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차이난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정규직이라는 테두리, 전문직이라는 테두리, 대기업이란 테두리를 갖으려 노력한다.
그 테두리에 들어가면 인생이 보장된다고 여기고, 실제로도 그런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 테두리를 들어가지 못한 사람은 저임금, 고노동, 낮은 복지 등을 누리며 살아간다.
과연 시험점수를 몇점 더 잘 받은 자에 대한 보상과 차별은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대기업종사자의 연봉은 중소기업종사자 연봉의 수배차이가 나는데, 그들은 실제 업무능력이나 창출하는 가치가 수배차이가 나서 그런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일까?
밑에 개천에서 용나면 안 된다와 같이 이 책은 승자독식주의 사회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그 차별이 과연 정당한지, 우리가 절대적이라 믿는 공부점수에 대한 차별이 정당한지 되묻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덧 나도 괴물이 되어버린 젊은 세대 중 한사람과 같다는걸 느꼈고 반성하게 되었다.
사회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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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싱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