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케이프/ 존 에릭 도들/ 미국, 2015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물과 관련한 사업에 종사하는 잭은 동남아의 어느 국가로 사업차 가족들을 데리고 이민을 오게 된다. 그런데 그 국가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으로 외국인들을 무차별하게 살인하게 된다. 잭은 목숨을 걸고 가족과 안전한 곳으로 탈출을 꾀한다는 줄거리다.


영화의 2/3이 탈출씬인데 상당히 쫄깃하게 잘 만들어져서 일단 이영화는 재밌고 스릴있다.


영화의 내용도 나에겐 상당히 인상깊었다. 혹자들은 이 영화가 미국제국주의에 빠져있는 영화라고 하지만, 내 생각엔 그 반대다. 오히려 가난한 동남아나 제3세계 국가에 물과 건설, 기초 인프라 같은 기간산업을 자처하며 미국 자본을 사용하게 하고, 결국 그 자본에 대한 대가로 이득을 챙기는 서방세계 국가들의 추악한 면모를 유감없이 그려내는 영화라고 본다. 이는 직접적으로 해먼드(피어스 브로스먼)가 영화대사로 친절히 읊어준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중 하나가 자본주의 사회가 얼마나 썩어있고 썩어가는 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에게 자본주의는 노력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사회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득을 얻는건 자본을 가진 기득권층이다. 학창시절 남들따라 열심히 공부하고 괜찮은 대학에 가서도 결국 되는건 샐러리맨이다. 월 200~300의 월급을 받아가며 자본을 가진 기업가에게 충성을 다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또다시 자본을 가진 은행에 돈을 빌려 은행가들의 배를 두둑히 불려준다. 우리가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간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 이스케이프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가난한 국가는 나라 경제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외국 자본을 차관해와야 하고, 결국 차관해온 외국자본에 종속되어 외국자본의 배를 불려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부 이익을 얻기도 하고 실제로 경제가 발전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건 자본을 빌려준 외국자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아이폰 가격 100만원에서 실질적인 원가와 제3세계 국가에 있는 제조공장들의 노동자가 벌어가는 소득은 극히 적고, 대부분의 이익은 미국의 본사 애플에서 가져간다. 물론 참신한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은 인정해주어야 하지만 과연 공장노동자 수십배, 수백배에 이르는 애플 직원의 임금을 따져봤을때 그들의 노력도 수십배, 수백배의 차이일까?


불만있으면 공산주의 국가를 봐라 쫄딱 망하지 않았냐고 되묻는건 저렴한 수준의 두뇌를 가진 자들이라 일일히 상대하기 귀찮다. 공산주의는 20세기에 이미 망한 사회경제체제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하고 비교해야할 대상은 좀 더 복지와 사회형평성에 가치를 둔 수정자본주의 국가이다. 전세계에 북한과 몇몇 나라만이 영유하고 있는, 그것도 제대로 된 공산주의도 아닌 몇몇국가를 예로 들며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무마하려는 움직임은 더러운 자본가들이 자주한다.


영화 리뷰글에서 너무 내용이 심화되는 것 같아 여기서 정리하겠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마무리 짓자면 정말 재밌고 스릴있는 추격전과 더러운 서구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비판한 내용면에서도 느낄만한 무언가가 있는 영화였다.


참신성 ★

개연성 

연기력 

영상미 

재   미 


종합평점 (별 5개 만점)

한줄평 : 재밌고 내용도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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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싱하이